2018 한국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사의련) 주관 민의련 연수 후기

[프로젝트] 2018 한국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사의련) 주관 민의련 연수 후기

다음은 늘픔 서은솔, 최민규 학생이 작성한 민의련 연수 후기입니다.


1. 민의련은?

작성자: 서은솔, 최민규

2018년 7월 한국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사의련)에서 주관한 보건의료학생 일본연수 프로그램을 통하여 민의련 산하의 의료기관과 개호시설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민의련의 역사

민의련은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의 줄임말로 무산자 진료소에서 시작해 50년이 넘게 일본에서 자리 잡아온 의료협동조합입니다. 2차 대전 후 취약계층의 의료서비스 제공 요구에 부응하기위해 지역주민과 의료종사자가 손을 잡고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가 1953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이후 반세기 넘게 지역 친화적인 의료기관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의료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사회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생명은 평등하다는 생각에서 상급병실료를 받지 않고 있고, 또한 지역내 개호 복지 분야의 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습니다. 현재 민의련에 가입한 의료사업장은 전국 47 도도부현에 1700곳을 넘어 약 6만 2천명의 직원과 의료생활협동조합원, 동우회 회원 약 318만명의 회원들이 함께 보건의료 및 복지 활동을 펼쳐 안심하고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운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민의련의 현재

민의련 산하 의료기관들은 지역사회 중심병원으로서 위상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의료계도 과도한 진료와 이에 따른 진료비 수준의 증가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매우 크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며 경제 위기 속에서 사회적 빈곤층의 의료혜택의 폭은 점차 작아지고 있습니다. 전일본민의련 산하병원들은 모든 사람에게 충분한 의료서비스 제공이라는 공통된 이념 하에 상급병실료를 받지 않는 등 지역사회 주민들의 의료안전망 역할 수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역주민들이 단순히 의견을 개진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병원의 경영의사결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어 실질적인 지역사회 중심병원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문 인력의 양성과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전일본민의련 산하 병원들은 지역내 중심이 되는 임상수련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었고 이는 의사 및 간호사의 확보가 어려운 가운데도 높은 의료서비스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임상수련기관으로 지정되기 위한 노력, 장학의 제도 실시, 우수 인력 확보 전담팀 운영 등) 지역 내 의료기관들과의 연계 강화를 위해 지역 내 급성기 병원, 노인보호시설, 진료소, 방문간호시설, 방문개호시설, 치매요양시설, 주간보호시설들과의 유기적 연계체계를 형성함으로써 안정적인 환자 확보 및 의료전달체계 구축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민의련 병원에서 특별함을 찾을 수 있는데 이는 주민들의 필요에 따라 병원을 만들고, 민의련 강령*에 따라서 병원을 운영하는 것에서 타 병원들과 다릅니다. 그리고 민의련 회원은 지역사회 회원으로 소모임 등을 통해 공동체를 만들어갑니다. 민의련은 자신들의 강점을 “현장을 알고, 환자, 이용자, 주민의 눈높이에서 사업과 운동을 통일해 추진하는 것” 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강령을 통해 생명의 평등을 주장합니다. 또한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평화를 지향합니다. 생명의 평등과 평화를 실천하고자 민의련 병원에서는 건강에 심각한 위협인 전쟁을 반대하기 위하여 헌법 9조**를 지키는 운동을 합니다. 또한 보건의료인이 필요한 재난 상황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구호활동을 시작합니다. 일본에 갔던 7월에 일본 서남부 지방에 큰 물난리가 났었는데, 민의련 의사, 기자 선생님들은 급하게 그쪽으로 많이 파견가신 상태였습니다.

철학의 관점에서 민의련은 빈곤과 빈부격차와 같은 사회적 결정요인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사회적인 여건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으로 사회를 바라보기 때문에, 병원에서 나아가 궁극적으로 인권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하여 방법으로 이상적인 복지사회의 모습을 그리고 추구합니다.

 

*민의련 강령

우리들 민의련은 무차별 평등 의료와 복지실현을 지향하는 조직입니다

전후의 폐허 속에서 무산자 진료소의 역사를 이어받아 의료종사자와 노동자 농민 지역사람들이 각 지역에서 ‘민주진료소’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1953년 ‘일하는 사람들의 의료기관’으로서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를 결성했습니다.

우리들은 생명의 평등을 내걸고 지역주민들의 절실한 요구에 따라 의료를 실천하며, 개호와 복지사업에 대한 활동을 확대해왔습니다 환자의 입장에서 친절하고 좋은 의료를 발전시켰으며. 생활과 노동의 관점에서 질병을 파악하고 생명이나 건강과 관련된 그 시대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활동해왔습니다. 또한 공동조직과 함께 생활향상과 사회보장의 확충, 평화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운동해 왔습니다. 우리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사업소의 집단소유를 확립해, 민주적 운영을 지향하며 활동합니다.

일본헌법은 국민 주권과 평화적 생존권을 강조하며, 기존인권에 대해 인류가 여러 해에 걸쳐 획득한 성과물이며, 영원히 침해할 수 없는 보편적 권리로 규정합니다. 우리들은 헌법의 이념을 높이 내걸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더욱 발전시켜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존중받는 사회를 지향합니다.

 

하나, 인권을 존중하고, 공동 운영하는 의료와 개호, 복지를 발전시키며,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겠습니다.

하나, 지역, 직종의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의료기관, 복지시설 등과 연대를 강화하고, 안심하고 지속해 살 수 있는 지역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나, 학문의 자유를 존중하고, 학술, 문화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지역과 함께 가는 인간성 풍부한 전문직을 육성하겠습니다.

하나, 과학적이며 민주적인 관리와 운영을 관철해 사업소를 지키고, 의료, 개호, 복지 종사자의 생활향상과 권리확립을 지향하겠습니다.

하나, 나라와 기업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권리로서 사회보장을 실현을 위해 투쟁하겠습니다.

하나, 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파괴하는 모든 전쟁정책에 반대하고, 핵무기를 없애며, 평화와 환경을 지키겠습니다.

우리들은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수많은 개인, 단체와 손을 잡고 국제 교류를 도모해, 공동조직과 힘을 합해 활동하겠습니다.

2010년 2월 27일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 제39회 정기총회

 

**아베 정권에서 추진중인 헌법 9조 개정은 흔히 “전쟁가능한 법으로 개정”이라고 불립니다. 헌법 9조의 내용은 평화주의를 말하고 있으며, 전쟁포기, 전력포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참고: 위키피디아)

 


2. 민의련 탐방기

작성자: 서은솔

사람이 아픈 이유를 찾을 때, 질병을 중심으로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병태생리학 교과서를 아무리 뒤져도 답이 안 나올 수 있다. 즉 질병에는 개인을 둘러싼 사회도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구조와 더불어 사람과 사람의 연결 역시 개인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김승섭 교수의 책 ‘아픔이 길이 되려면’에서는 ‘우리는 연결될수록 건강한 존재들’이라는 말이 나온다. 당장 내 주변에는 이것을 실현하고 있는 곳이 없다. 그래서 의료협동조합이라는 민의련에 대한 궁금증에 사의련에서 주최하는 민의련 탐방을 신청했다.

학교 수업에서 보건의료서비스는 완전경쟁이 아니며, 그 근거 중 하나로 보건의료인과 환자 사이에 정보격차의 존재를 배웠다. 즉, 보건의료인과 환자 사이의 건강정보 격차는 둘 사이의 계층 형성에 기여한다. 학교에서 배운 보건의료인은 환자에게 시혜를 하는 사람이며 스스로 의지에 따라 병원을 세우는 사람이다. 하지만 민의련에 소속된 주민들과 보건의료인의 관계는 평등하다. 협동조합 안에서 주민과 보건의료인이 함께 활동하고, 협동조합원들의 필요에 의해 병원을 세운다는 건 아주 인상적이었다. 어쩌면 지금 교과서에서 배우는 보건의료체계에 던지는 혁명이겠다는 생각에 얼리어답터가 된 것 같아서 설레었다.

탐방동안 민의련 병원과 민의련 요양기관 총 2곳을 다녀왔다. 1인실, 다인실의 입원료가 같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는 “무차별ㆍ평등의료”라는 민의련 강령에 따른 차별 없는 의료를 하기 위한 방침으로, 필요한 사람이 1인실에 들어가게끔 하는 구조다. 개호시설에서 노인들은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었다. 흔히 요양원을 생각하면, 갇혀서 죽음만을 기다리는 곳이기에 노인들이 기를 쓰고 안 가려고 한다는 한국의 인식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솔직히 일본 개호시설에서의 노인들은 즐거워 보였다. 나아가 개호시설에서는 노인이 집에 돌아 갔을 때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 적응 활동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일본은 목욕을 좋아하기에 사람들이 목욕탕에 많이 들어가는데, 집에 있는 욕조에 들어가는 연습을 시키기 위해 기구를 마련해둔 것은 인상적이었다.

 

개호시설은 요양시설로 표현될 수 있다.
위 사진은 일본 어르신들이 집에 있는 목욕탕을 사용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시설

 

건강한 사회, 건강한 주민은 병원 안에서만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의 네트워크, 사회의 모습들도 중요하다.

주민들은 민의련에서 활기차게 활동했다. 주민들은 체조로 자발적으로 건강을 챙기는 활동을 했고, 소모임안에서 맺은 관계들이 여러 개 모여서 사람들의 관계는 끈끈했으며, 주민 스스로가 조직의 주인답게 행동했다. 민의련은 적극적으로 주민들의 모임을 장려했다. 공동체 안에 민주주의를 실현해 나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서로 가까워진 사람들은 서로서로 돌봄이 가능하다. 그래서 서로가 건강 매니저가 되는 모습이 기대된다.

민의련은 사회운동도 하고 있다. 헌법 9조 개정 반대운동은 평화를 지키기 위한 운동으로, 신체에서 나아가 사회 모습도 개인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생각이 공유되었기에 시작가능한 운동이었다고 생각한다. 전쟁 없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는 관점에서 민의련은 ‘전쟁가능한 법’을 마련할 근거가 될 헌법 9조 개정을 반대했다.

 

9조 반대 포스터

 

9조 개헌반대 모금을 위한 음료

 

민의련을 포함한 일본의 병원들은 사람이 진료를 받은 후 필요하다면 사회복지사와 연결을 시켜준다. 환자가 정보를 알지 못해 받지 못했던 사회복지를 받아갈 수 있다. 만약 사회복지와 연계가 없다면. 치료가 끝난 후에도 같은 환경에 노출되어서 비슷한 이유로 다시 아프고, 병원에 찾게 될 것이다. 그래서 병을 일으키는 사회적 원인을 해결하는 진정한 치유를 받는 자리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개인을 둘러싼 사회적요인이 질병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번 연수에서 기억에 많이 남는 어구는 ‘세상의 사람이 100명이라면’ 에서 ‘99번째 사람이 100번째 사람을 돕는다’는 말이었다. 99번째와 100번째 사람이 연대를 하여 함께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소수자가 떠오르게 했고, 첫번째로 풍요로운 사람이 99번째와 100번째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회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다.

 

작성자: 최민규

민의련 견학 전 한국어로 번역된 민의련 강령을 사전학습때 접할 수 있었다. 일본에 가서 조그맣게 일본어로 된 강령이 민의련 사무실 액자에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하지만 그 작은 액자안에 들어있는 글귀들이 일본 전역의 민의련 기관들 그리고 그 속에서 함께하는 지역주민들에 녹아 있다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는 현장 활동이었다.

 

  • 건강의사회적결정요인(SDH) 강연 – 의료보다 사회 환경 문화적 요인들이 한 개인의 건강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었지만 이번 강연에서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평화가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라는 것이었다. 최근 북한과의 관계 속에서 평화헌법을 지키기 위한 민의련의 노력이 기억에 남는다.

 

  • 현장활동보고회 – 일본 의대생들과 함께한 현장활동보고회에서 늘픔 쪽방촌 연대활동 보고가 를 했다. 평소 이 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봉사가 아닌 연대를 이룰 수 있을 지 고민이 많았다. 이어진 민의련 선생님의 강연에서 sponsorship이 아닌 partnership 관계를 이루는 방법에 관한 말씀이 큰 울림을 주었다.

 

 서은솔 학생이 가위바위보에 져서 발표하고있다.

 

  • 개호노인보건시설 미누마 견학 – 최근 한국에서는 커뮤니티케어 도입이 보건의료계의 큰 이슈이다.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환자의 건강을 케어 한다는 것인데 우리나라에 공동체라고 할 수 있는 공동체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제도를 바로 이식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면 튼튼한 기초를 지금이라도 다져야 진정한 의미의 지역사회 케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 사이타마협동병원견학 – 민의련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졸업하고 사이타마협동병원에서 약사로 근무하고 계신 약사님을 만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정말 부러웠다. 내가 지향하는 가치를 지닌 기관에서 성장하고 그 기반을 가지고 나의 지향에 맞는 일을 한다는 것이.

 

  • 도카츠병원 약국견학 – 일본에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같은 성분의 다른 상품명의 약을 대체하여 조제할 수 있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민의련 병원약국에서는 우수한 품질의 저가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도코츠 병원 – 병원전체를 둘러봤다

 

일본의 약수첩 – 처방의약품 기록을 해둔다

 

  • 도카츠간호학교 견학 – 히로시마에서 8월에 열릴 세계대회에 참가할 모금활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 보였다. 일본은 교통비가 비싸 모금이 필요한데 단순히 금전을 모으는 것이 아닌 우리가 왜 평화를 지키고 히로시마 원폭투하를 기억해야 하는지를 알리는 진정성이 느껴진다. 학생자치회 활동에서의 진취적인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