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들의 ‘봉사’, 국민 시각에서 사회적 수요 창출해야

[인터뷰 및 기사] 약사들의 ‘봉사’, 국민 시각에서 사회적 수요 창출해야

[약사의 사회공헌활동②]실천 축적으로 이론과 필요성 입증 제시

흔히 연말연시에는 각계의 온정이 모아진다는 표현을 자주 듣는다. 각급 약사회와 약사단체 등도 성금을 모아 복지시설에 전달했다는 소식이 많아진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이웃을 돕는데 돈과 물질이 먼저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약사들에게는 이 것들보다 인정받는 능력이 있다. 약사들이 진정으로 가야할 사회공헌활동은 어떤 길인지 찾아보려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물질에서 재능으로
·사회적 수요를 창출해야
·약사는 무엇으로 신뢰를 얻나

약사들의 사회공헌활동을 약사사회 밖에서 객관적으로 보는 것도 필요하다. 약사의 주관적인 입장이 아닌 국민의 보편적인 시각에서 보는 것은 무엇이 사회적 수요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참고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런 면에서 백세시대나눔운동본부(이하 백나본) 원희목 상임대표(위 사진)는 의미가 있는 인물이다. 원 대표는 최초의 직선제 대한약사회장으로 선출됐고 재선에도 당선됐다.
 
18대 국회에 진출해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했고 백나본을 창립했으며 이화여대에서 PHC(Pharmacy Health Communication) 원장도 맡고 있다.
 
약사사회 밖에서 약사사회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직접 치열하게 마주할 수밖에 없었던 원 대표는 국민의 시각에서 사회적 수요를 창출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원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약사는 직능 자체가 공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약사이기에 약국 밖에서도 약료봉사가 가능하다. 백나본은 독거노인 일촌 맺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약사가 독거노인을 월 1회 방문해 대면 복약상담을 진행하면 매우 만족도가 높다”고 밝혔다.
건강 돌보미로서 역할해야
 
원 대표는 “국내 독거노인의 3분의 2가 빈곤층이며 외로움으로 자살률이 높다. 홀몸 어르신들의 건강과 약, 생활 등에서 지속적으로 관계를 발전시키면 약사들의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이는 헬스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국민들과 지식과 능력, 감성 등을 나누는 일이다.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노인문제가 가장 큰 사회적 과제가 될 것이다. 특히 약사들에게는 질병예방과 건강증진, 복약순응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이 요구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백나본에 참여하는 약사들은 여러 방법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촌 맺기 사업은 2012년부터 시작했지만 약사는 서울지부와 2014년 협약을 맺고 각 구당 10~20명의 지원약사들이 자발적으로 독거노인들과 결연을 맺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약국의 높은 접근성과 지역밀착성은 이 사업에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희목 대표는 “약사들이 조제뿐만 아니라 건강 돌보미로서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은 독거노인들로 약사들이 가장 먼저 챙겨야할 이웃이다. 이런 일들의 데이터가 축적되고 사회적 수요가 인정될 때 자연스럽게 제도화가 될 것으로 본다”고 당부했다.

헬스커뮤니케이션은 인문학을 포함한 다학제적 분야

원 대표는 “헬스커뮤니케이션은 약사로서 환자와 소통하고 공감을 얻는 것으로 의료기관에서는 팀의료 참가 등으로 나타나고 있고 약대에서는 실습에서 이를 연계하고 강화해야한다. 헬스커뮤니케이션은 인문학을 포함한 다학제적 분야로 앞으로 약사들이 반드시 받아야 할 교육이고 실천해야할 과제다. 유대감과 전문성을 활용해 약사들의 소통능력을 배가하기 위해 학문적, 기술적으로 접근해야한다. 국내 표준교재가 없어 미국약사회 교재를 번역하기도 했지만 국내 교재를 준비하고 있다. 커뮤니케이터로 역할하기 위해 약사회와 약대가 체계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나본은 사업에서 보고되는 내용을 취합하고 정리하고 있으며 서울지역은 2000명까지 그 수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지부는 내년에 5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단법인화와 최고위 과정 운영, PHC포럼 창립과 연계 등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원 대표는 “독거노인 일촌 맺기는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약사는 돌봄 면허를 가진 사람으로 국민들의 건강 돌봄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거듭 당부했다.

옥시제품 거부운동, 시민들의 지지 받아

늘픔약사회는 약대생 봉사동아리 늘픔 출신 약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약사단체로 서울 동대문구에서 수년째 진행해오고 있는 쪽방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해오고 있다. 늘픔약사회 박상원 대표는 약대생 시절부터 동아리 늘픔에서 활동하면서 사회공헌활동을 해왔다.
 
박 대표는 “시민들에게 건강전문가로서 양식 있는 지성인으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로 옥시제품 불매운동을 했을 때 시민들이 많은 지지했다. 다른 직업에 비해 약사에게는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늘픔은 약대생들이 올바른 약사상 정립을 위해 만든 동아리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함께 성장하며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원광대와 고대 조치원캠퍼스에 지부들이 만들어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박 대표는 “쪽방활동은 직능의 확장으로 생활공간에 찾아가 생활밀착형 상담을 한다. 약국에서 상담하는 것은 환자의 말로만 알 수 있어 한계가 있지만 거주지에 들어가면 그 사람의 생활환경과 습관을 파악할 수 있어 전체적으로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늘픔약사회와 늘픔은 매년 연말 쪽방 산타라는 이벤트를 해오다 지난해부터 연초에 ‘쪽방 까치’를 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연말에는 주변 교회 등에서 주민지원활동을 많이 하고 있어 중복되는 점이 있어 연초에 떡국을 나눠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바꿨다.
 
박 대표는 방문상담을 자발적인 봉사활동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제도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같은 외국의 경우 방문약사가 제도화돼있다. 이처럼 직능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까지 바라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늘픔약사회는 그동안의 쪽방활동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상담을 문서화해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보험과 보건의료 등 방문활동에 필요한 자료를 정리해 대화역량을 높인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