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약사칼럼]”성분명 처방? 뭣이 중헌디?”

[기고문] [젊은약사칼럼]”성분명 처방? 뭣이 중헌디?”

성분명 처방? 뭣이 중헌디?

▲ 장보현 약사

2015년, 프랑스가 성분명 처방을 의무화 했다. 게다가 2015년 ‘대체조제 현황분석 및 정책제언’이라는 국내 정책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성분명 처방’과 ‘대체조제’가 다시금 조명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러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고 국민들 또한 분업 이후 ‘상품명 처방’에 익숙해져 있기에 정책의 특성 상 다수의 국민들이 요구하거나 중대한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낮다.

따라서 정부와 의회의 강력한 의지 없이는 ‘법적 의무화’가 되기 어렵다. 허나 ‘리베이트 근절’, ‘약제비 절감’ 등의 사회적 요구가 지속적으로 존재하고 보다 커지고 있기에 이제부터라도 정책적 준비에 노력에 더 많을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몇 가지 고민해봐야 할 중요한 지점을 짚어 보고자 한다.

1) 프랑스의 교훈

2015년 프랑스가 전면적으로 성분명 처방을 의무화하게 된 계기는 당뇨병치료제 메디에이터(Mediator) 때문이다. 프랑스 의사들은 체중감소를 목적으로 이 약을 오프라벨로 처방했다. 불행하게도 심장판막 이상과 폐동맥 고혈압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했다. 보건당국은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다.

결국 의사와 제약사간의 유착을 메디에이터 부작용 사태의 원인으로 보고 성분명 처방이 도입되었으며 제약사 영업사원의 일대일 판촉미팅도 금지됐다.

여기서 눈여겨 봐야할 것은 ‘처방권을 이용해 부당이익을 얻는’ 리베이트 근절이 핵심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묘한 차이지만 제약사와 처방의와의 유착관계가 의약품의 과도한 사용을 야기하고 이것이 곧 국민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이 사건의 본질이었다.

의사 혹은 약사의 이해관계가 ‘의약품’과 분리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 건강도 지키고 약제비도 적정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것이다. 성분명 처방의 의미는 바로 이곳에서 찾아야 한다.

2) 그럼 약사가 리베이트 받는 것 아닌가?

약사가 리베이트를 받는 것을 두둔할 생각은 전혀 없다. 이 또한 근절 되어야하고 리베이트 자체가 발생하지 않기 위한 정책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서 프랑스의 교훈을 봤다면 ‘의사 리베이트’와 ‘약사 리베이트’가 본질적으로 다름을 알 수 있다.

‘의사 리베이트’는 처방량과 처방 행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약사 리베이트’는 성분으로 처방된 약의 ‘회사’에만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 단순한 ‘리베이트 근절’이 성분명 처방의 핵심목표가 아니란 것이다. 약사회가 진정으로 성분명 처방을 원한다면 이에 대해 먼저 나서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한 예로 현재 법에 있는 ‘지역 처방의약품 목록’과 같이 ‘조제 의약품 목록’을 의무화 할 수 있다. 약사 혹은 약사회가 단독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약의 가격’ ‘생산 및 유통의 안정성’ ‘부정불량 의약품 발생 보고 내역’ 등의 기준을 정하고 지역 의사, 약사, 심평원, 정부 담당자 등이 함께 정하는 방식이다.

중요한 한 가지! 그래야만 제약사 간의 ‘약가 경쟁‘이 비로소 가능해진다. 약가 경쟁과 약제비 절감이 전제되지 않은 성분명 처방의 “조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3) 성분명 처방이 만능인가?

약제비 증가의 원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고가의 신약이다. 즉 ‘오리지널’ 의약품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분 영업”이 “상품 영업”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낸다. 약제비 절감이 성분명 처방의 핵심 목표가 되기 어려운 이유이다. 또한 요즘 제형이 다양화 되고 있고 ‘Me too drug’ 형태로 성분이나 조성을 조금 변경한 제품의 출시가 증가하고 있다. 성분 자체가 많아지고 있다.

생동성 시험을 거친 대체품목이 없는 제품이 많다는 것이다. 지금보다 약국의 부담도 줄고 불법 리베이트도 줄겠지만 여전히 빈틈은 존재 할 것이다. 추가로 제도 변화로 인한 환자들의 불안과 혼란을 고려해야 한다.

성분명 처방으로 약의 상품명이 자주 변한다면 이는 복약순응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앞서 말한 ‘조제의약품 목록’으로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의사와 약사를 포함한 보건의료인의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막연한 불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에 대한 질 강화를 요구함과 동시에 ‘통계적 착각’에 빠져 잘못 인식하고 있는 지점을 바로 잡아야한다. 또한 최근 ‘위탁 생산’이 활발해져 한 제조사가 20개 제약회사의 약을 만들기도 한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성분명 처방이 처방분산과 약국 간 서비스 경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봐야 한다. 그 효과가 클 것이라 단언하기 어렵다. 처방 분산을 정말로 원한다면 성분명 처방과 함께 다른 정책적 대안(일본의 예)을 함께 제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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