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에게 듣는 ‘약사의 현재와 미래’

[인터뷰 및 기사] 선배들에게 듣는 ‘약사의 현재와 미래’

‘내약 사용설명서’ 북콘서트서 듣는 7인 선배의 직업 이야기

선배와 후배들이 함께 모여 ‘약사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다름 아닌 북콘서트 현장에서이다.

이지현 약사(경기도 고양시약사회)는 지난 21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서울파트너스하우스에서 ‘내약 사용설명서(세상풍경)’ 출판 기념 북콘서트를 개최하고, 약업계 각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선배들의 경험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당초 원탁에 모여 소규모로 기획됐던 이번 행사는 첫 날에만 50여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리면서 대규모 강당에서 진행됐다.

이날 연단에 선 선배 약사는 총 7명이다. 권영희 서초구약사회장과 정선희 서울대병원 소아조제과장, 손은선 연대세브란스병원 약무국장, 강성심 중랑구보건소 의약팀장, 김선혜 한국다케다제약 CHC 과장, 원희목 이대헬스커뮤니케이션 연구원 원장, 황은경 부산오거리약국 약국장 등 각 분야의 ‘베테랑’ 약사들이 후배들을 만났다.

이들은 입을 모아 ‘약사의 직능 확대를 위해 부지런하게 미래를 준비할 것’을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권영희 회장은 ‘주민에게 다가가는 동네약국 약사’를 주제로 동네약국이 지역주민의 건강관리센터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회장은 “약사는 과학자이면서 지역주민들의 소소한 집안 사정과 유전적 소인까지 알 수 있는 토탈헬스케어매니저”라며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약사의 정체성은 ‘포괄적인 약력관리’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또 후배들에게 “약사의 직능이 중요한 만큼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정선희 서울대병원 소아조제과장은 ‘조제권’의 확장과 해석에 약사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저는 가까운 미래에 약사의 조제 업무를 기계가 대체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입을 연 정 과장은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약사가 완벽한 처방 검토를 책임지고, 복약지도를 해야 국민들도 약사가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6년제 약대생에 대한 실망이 너무 크다”고 불만을 토로한 손은선 연대세브란스병원 약무국장은 “6년제 약대생들은 국민이 필요로 하는 약사가 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자신에게 필요한 공부만 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손 국장은 “때때로 후배들이 그 많은 공부가 다 필요하냐고 묻는데 병원에 오래 다닐수록, 약사로서 관리 업무가 많아질수록 모든 공부가 다 쓸모가 있다”며 병원약사회 보험이사로 활동하며 보험업무까지 공부하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가정 내 불용의약품 폐기사업을 전국에서 최초로 실시한 강성심 중랑구보건소 의약팀장은 타 직역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애초에 약물학 공부를 좋아하지 않아 제약회사를 거쳐 공무원이 되었다며 미소를 보인 강 팀장은 불용의약품 수거 사업과 의약품안전사용교육을 시작했던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내며 “약사들이 깊지만 좁게 활동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현재 간호사들에게 약물교육을 하고 있는데, 간호사들과 약국의 소통이 활발해지고 약사들도 즐겁게 교육에 임해 시너지가 나고 있다. 이런식으로 넓게 하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대로 임상을 배우고 싶어 졸업 후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문전약국에서,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는 매약 위주의 약국에서, 주말에는 층약국에서 근무했다는 김선혜 한국다케다제약 CHC 과장은 “약사들에 대한 신뢰”에 대해 말했다.
많은 이들이 약사들에 대한 신뢰가 없어졌다고 말해도, 여전히 사람들은 약사들에게 정보를 얻고 싶어한다는 것. ‘액티넘’을 담당하고 있다는 그는 ‘약사님에게 물어보세요’라는 카피를 넣은 이유도 제품력이 좋을수록 약사가 그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고.
김 과장은 “약사님들이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익숙하지 않다”며 “소비자를 고려해 상담자로서 약사의 역할이 더욱 커졌으면 한다”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마지막은 ‘나의복약지도노트’를 발간해 앞서 베스트셀러 저자로 등극한 부산오거리약국 황은경 약사였다. 황 약사는 “모든 국민이 부작용에 관해 약사에게 물어보게 만들자”고 주장했다.
둘째 아들이 아프고 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실 때도 약에 대한 지식이 없어 발을 동동 굴렀다는 그는 “임상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약국을 경영하면서 환자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경험이 가장 보람차다”고 말하며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약을 좋아하는데, 먹는 것에만 관심이 있지 부작용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약사만이 약과 음식, 건기식의 효과와 부작용 모두를 알고 있는 유일한 직능”이라며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부작용은 없나요?’라고 물을 때까지 충실하게 복약지도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어진 2부에서는 이지현 약사와 최진혜 약사 공동 진행으로 ‘집필 취지’와 약사 전문 서비스 확충을 위해 필요한 점 등 저자의 생각을 들어보는 ‘토크 콘서트’가 진행되었다. 콘서트 후 30분간은 싸인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정지은 기자  medi@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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