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약사칼럼] 원격화상 투약기와 의약품 택배조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기고문] [젊은약사칼럼] 원격화상 투약기와 의약품 택배조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 장보현 약사

5월 18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 5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원격화상 의약품 판매시스템 도입 허용이 결정되었다. 이로 인해 오는 10월 ‘약국 내 약사의 대면 판매’만을 허용하는 약사법 제 50조 개정안을 발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잠잠하던 정부가 원격진료를 강행하다 의사협회와 시민단체의 반발로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35개의 약사법 관련 규제완화 대상 중 가장 첫 번째로 원격화상 투약기 도입을 추진하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우선적으로 환자와의 대면원칙이 깨지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화상 혹은 전화를 통한 환자와의 대화도 전문적 행위로 법적으로 인정이 되는 것이다. 또한 약국, 병의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전문적 행위가 가능함을 의미한다. 이에 대한 법적해석을 둘러싼 논란은 분명히 발생 할 것이다.

혹자는 화상투약기를 약국 영업 종료 후, 해당 약국 앞에서만, 해당 약국의 약사의 상담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성이 없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 할지 모른다. 눈여겨 봐야할 지점은 일반의약품에 대한 복약지도는 의무가 아니라는 점이다.

환자가 요청 시 복약지도 할 의무만 있으며 화상 투약과정에서 약사의 진단행위로 의료법 위반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다. 현재도 카운터 밖에 일반의약품을 진열하고 환자가 이를 집어서 결제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약사와의 화상 상담이 언제까지 의무일지는 알 수 없다.

또한 투약기의 설치, 관리, 운영은 약사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관련 회사나 법인이 참여하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규모의 경제와 효율성 때문에라도 해당 약국 약사가 아닌 업체에 고용된 약사가 일정 수 이상의 투약기를 담당하고 발생한 수익을 약국과 업체가 나누는 방식이 될 것이다.

그 다음은 투약기 설치 장소의 확대가 이어질 것임은 당연하다. 선박 내, 공공장소 내, 지역별 거점 등 그 장소는 무궁무진하다. 화상 투약기 도입을 찬성한다면 이 같은 형태로 확대되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의약품 택배배송 또한 예의주시해야 할 사안이다.

원격진료 로드맵에 패키지로 항상 묶여 있는 것이 의약품 택배배송이다. 원격진료 후 전자처방전이 발행되고 지정된 약국에서 약을 조제한 후 택배로 복약설명서와 의약품을 보내고 약사와 전화 상담을 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조제 공장’이 탄생하게 될 것이다.

실제 복지부가 이야기하고 있는 미국의 예를 들여다보자. ‘메일 오더링 약국’이 존재한다. 앞서 말한 방식 그대로다. 전자동 조제 시설과 로봇을 갖춘 공장형 대형 약국에서 약이 조제된다. 의약품과 함께 복약설명을 담은 CD가 동봉되고 약을 받은 환자는 고용된 약사와 통화하고 상담한다.
미국의 경우 메일오더링 약국이 오히려 저렴하기 때문에 저소득층이 보다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가가 고정된 우리나라와 사정은 다르다.

의약품 분실, 보관상태 등의 문제가 발생됨이 보고된 바 있고 메일오더링 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와 환자의 만족도가 다른 곳에 비해 낮은 것도 확인할 수 있다. 나라의 사정에 따라 제도가 미치는 영향은 분명 다르지만 하지만 패러다임이 변하는 것은 분명하다.

한정된 지면인 관계로 마지막으로 몇 가지 약사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지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차등수가제(75건 기준)는 반드시 강화되어야 한다. 제주도 심야약국의 데이터와 모델을 활용하라.

전자처방전 발행 시 환자 거주지 근처의 약국(단골약국)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 현재의 약사법 복약지도 관련법에 “서면복약지도 ‘혹은’ 구두로 한다”는 것을 반드시 손봐야 한다. 방문 약사제도가 향후 중요한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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