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약사칼럼] 그거 알아요? 우리나라에만 없는 것!

[기고문] [젊은약사칼럼] 그거 알아요? 우리나라에만 없는 것!

▲ 장보현 약사

수수께끼를 풀어보자. 진짜 우리나라에만 없는 것이 있다. 그렇다. 그것은 바로 상병수당이다. OECD 국가 중 상병수당이 없는 유일한 국가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그럼 대체 상병수당이란 무엇일까? 쉽게 설명하면, 업무상 질병 외의 병에 걸려 일을 할 수 없을 때 돈을 지급받는 것을 뜻한다.

산업재해와 착각하기 쉬운데 산업재해는 업무상 질병인 경우를 뜻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산재보험을 통해 최근 임금의 70%를 지급받는 휴업수당 제도가 존재한다.

세계 15위의 경제대국 대한민국에 아직도 상병수당이 없단 사실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2010년 국가암관리사업 모니터링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다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 암 ‘진단 전’ 직업을 가지고 있던 모니터링 대상자 261명중에서 암 ‘진단 후’에도 직업을 유지하는 경우는 16.5%(43명)에 불과했다. 또한 10명 중 8명 이상(83.5%)이 ‘암 진단’과 함께 생계수단인 직업을 잃고 소득을 상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병수당제도가 없기 때문에 질병으로 인한 소득 상실 시 우리나라 국민들에겐 대책이 없다. 건강보험 보장성이 낮은 상태에서의 질병으로 인한 소득 상실은 빈곤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비정규직, 자영업, 특수고용직 노동자 등 근로빈곤층과 저소득계층의 경우 질병으로 소득을 상실할 경우 바로 절대빈곤층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특히나 OECD 국가들보다 비정규직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할 때 상병수당의 부재가 끼치는 영향력은 더욱 강력하다.

OECD에 속한 다른 나라는 다 누리는 상병수당이라는 제도가 왜 우리나라에만 없을까? 없는 것이 아니라 안하고 있는 것이 그 답이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상병수당이 법제화 되어있다.

현행 건강보험법 제50조(부가급여)에 ‘공단은 이 법에서 정한 요양급여 외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장제비, 상병수당, 그 밖의 급여를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지만 실제 우리나라에는 상병수당이란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1952년 채택된 ILO의 사회보장 최저기준에 관한 조약 위반이다.

국제노동기구(ILO)가 1952년 채택한 ‘사회보장 최저기준에 관한 조약(102호)’은 의료급여·상병급여를 함께 다루며 “모든 질병에 대해 그 원인을 묻지 않고 급여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상병수당제도 도입을 권고한 바 있고 2012년 3월에는 정부합동으로 ‘제3차 근로복지증진 기본계획’ 발표하면서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상병휴직제도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진전이 없다.

다른 국가들은 이미 50여 년 전부터 국가별로 여러 형태의 상병수당제도가 존재해 왔다. 우리나라의 사정에 맞는 실행 가능한 답안들이 많이 나와 있다는 얘기다. 혹자는 과잉 복지를 이야기하지만 사회서비스와 공공의료비지출이 OECD의 절반을 조금 넘는 우리나라에서 할 이야기가 아니다.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률 OECD 1등 대한민국.  제대로 된 안전펜스가 공사현장에만 없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책임지는 약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다른 것들에도 관심을 기울여야하지 않을까?

한국의약통신  pharmacy@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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