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약사칼럼] 새해 금연상담을 더욱 열심히

[기고문] [젊은약사칼럼] 새해 금연상담을 더욱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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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앞둔 어느 날이었다. 낮 시간에 잠시 세탁소에 가운을 맡기러 나갔다 오니 약국에 한 손님이 딸기 바구니를 선물로 가지고 오셔서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얼굴은 낯이 익은데, 어떤 분이셨더라……’기억을 더듬고 있는데, 상기된 목소리로 “기억하시겠어요? 약사님 덕분에 담배 끊은지 석 달이나 되었어요”라며 먼저 인사를 하신다. 그제서야 금연 권유를 했던 것이 기억났다.

아저씨께서 처음 약국에 오신 것은 늦은 저녁시간이었다. 근처에서 회식을 하고 돌아가는 길에 약국에서 피로회복제를 사 드실 생각으로 들어오셨다. 비타민제와 음료를 건네고 “많이 피곤해보이시네요”라고 말을 걸었다. 40대 보통의 체격이었는데 얼굴색이 검고, 특히 입술이 아주 검은 편이었다. 혹시 술자리가 잦은지, 피로감을 느끼는지 가볍게 물었더니, 나름대로 운동도 하고 술자리도 많지 않은데 입술이 까매서 주변에서 피곤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답을 하셨고, 말투에 오래된 스트레스가 느껴졌다.

혹시 담배를 피우시는지 여쭈어보았다. 담배를 피우긴 하는데 담배 끊으라는 얘기를 숱하게 들은 듯 더 이상 이야기를 듣기 싫어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그냥 짧은 문장으로 담배를 피우면 혈액을 통한 산소 공급이 방해가 되어서 입술색도 파래지고 피곤할 수 있다고 알려드렸다. 근데 예상치 못하게 이 말은 듣고 깜짝 놀라시는 것이었다. 흡연에 대한 이야기를 더 나누게 되었고, 이야기해보니 담배를 반드시 피우겠다는 입장은 아닌데, 금연은 자꾸 실패하고, 실패하는 것에 지쳤다고 하였다.

작년에 늘픔약사회 정기모임에서 금연에 관한 세미나를 했는데, 그 내용 중에 흡연자가 사회로부터 다양한 종류의 소외감을 느낀다는 내용이 있었다. 흡연 욕구가 생길 때 사람들의 무리로부터 떨어져 구석에서 담배를 피워야하고, 냄새 때문에 눈치도 보게 되고, 그래서 그만 피워야겠다고 결심하고 금연을 해보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고, 금연에 실패하면 의지가 약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아마도 이 아저씨도 그런 과정을 겪었으리라.

마음이 이해가 되니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 싶어 “담배는 중독성 물질이라 의지만으로 끊기 어려워요. 절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니 다시 금연할 생각이 있으시면 금연상담 받고 약을 처방받아서 드셔보세요”라고 말씀드렸다. 진심이 통했는지 금연치료를 받을 결심을 하셨고, 나는 거주지 근처의 금연치료 의료기관을 검색하여 알려드렸다.

이 아저씨는 정말로 의지가 강한 분이셨다. 한 번의 대화로 금연 결심을 하고, 의원을 찾아가 열심히 약을 먹으며 금연에 성공하였다. 아직 성공이라는 말은 성급할지 모른다.

혹시나 다시 담배를 찾게 되더라도 그때는 패배감이나 죄책감 대신 담배는 정말 중독성이 강한 물질이라는 사실을 떠올리셨으면 좋겠다. 넘어지면 그냥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나 길 가듯이 다시 금연을 시도하셨으면 좋겠다.

이 분 덕분에 처음으로 약사로서 금연을 상담하고 지지해보는 경험을 갖게 되었다. 흡연자가 금연을 결심하게 되는 이유는 정말로 다양한데 그것을 찾아내고 동기부여 해주는 것이 약사가 잘 할수 있는 일인 것 같다. 금연을 결심하게 되면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주도적으로 과정을 이어갈 수 있게 약물요법, 생활관리, 스트레스 관리에 관한 설명을 해준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한국의약통신  pharmacy@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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