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공공성 강화 “75건 차등수가 세분화 어떤가”

[인터뷰 및 기사] 약국 공공성 강화 “75건 차등수가 세분화 어떤가”

약국 공공성 강화 “75건 차등수가 세분화 어떤가”
건약, 토론회서 논의…약력 관리·복약지도 활성화 등 의제로

약국이 단순 소매점을 벗어나기 위해 확보해야 할 공공성. 일선 약사들이 모여 ‘약국 공공성’에 대한 약국 상황과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 신형근 회장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회장 신형근, 이하 건약)는 8일 서울 대학로 함춘회관에서 2015 건약 하반기 토론회를 열어 ‘공공성 측면에서 본 약국의 기능과 약사의 역할’을 주제로 다뤘다.

신형근 건약 회장은 “지금까지 의약단체들과 함께 거시적이고 정책적인 문제를 많이 다뤘지만, 정작 우리의 문제인 ‘약국’에 대해서는 목소리가 적었다”며 “약국이 보건 의료 주체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공익성과 공공성을 담보하고 있는지를 고민하고 포괄적인 고민을 해온지 4년 간 노력의 결과가 오늘 토론회”라며 많은 의견 개진을 부탁했다.

발제는 건약이 맡았다. 윤미현 건약 사무차장은 ‘약국의 기능과 약사의 역할에 대한 문제점, 앞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을 주제로, 건약 조직국 송해진 약사는 ‘약국의 공공성과 복약지도의 중요성’에 대해 발제했다.

“약국 간 새로운 차등수가제 필요”

 ▲ 윤미현 사무차장

윤미현 건약 사무차장은 먼저 약국의 상업화, 약국 간 수입 편차 심화, 취약계층 의료 서비스 소외 등의 요인을 언급하며 약국 공공성이 약화될 환경에 놓였다고 말했다.

윤 차장은 약국을 설립·소유의 대상이 아니가 서비스 재원 형태로 전환해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료 서비스가 정부·국가를 통해 제공되고, 국가 지원을 강화해 약국이 개인 편익보다는 사회나 다수의 편익을 우선시하는 측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약국 공공성 기준을 구체적인 근거로 평가할 수 있도록 ‘국공립 병원 평가 지표’를 차용한 ‘약국 공공성 지표 기준’을 제시했다.

윤미현 차장은 “우리 약국은 환자 정보 관리 프로세스, 복약지도 프로세스가 부족한 반면 조제 기능과 처방검토 서비스에 너무 치우친 경향이 있다”며 “네 가지 관리와 일반약 검토 프로세스를 더해 다섯가지가 모두 적정히 이뤄져야 약국이 적정 약료 서비스를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적정 약료 서비스 외에도 ▲건강증진 서비스 ▲약물부작용 모니터링과 보고 시스템 확립 ▲환자의 약국 접근성 개선; 심야공공약국을 지자체가 지원 ▲약사 연수교육과 재교육 강화 ▲취약계층 약국 서비스 제공 및 교육 ▲협력적 약국 실무(CPP:Collaborative Pharmacy Practice) 강화 등의 요건을 제시했다.

윤 차장은 “특히 약료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고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차등수가제를 개선해야 한다’며 “약사 1인당 1일 처방전 75건이라는 기준을 단계별로 세분화해 더 많은 삭감폭을 적용하고, 일괄 지급되는 복약지도료를 서비스 질에 따라 차등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공약국 인증제 확립과 확장으로 약국 공공성 강화 ▲약료의 질적 향상 방안 구상 ▲약국 수입규모 양극화 해소를 위한 구조적 개선 저가약 대체조제 활성화 ▲약사 연수교육 및 직업 교육 제도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체계적인 복약지도와 기록으로 공공성 확보”

 ▲ 송해진 조직국장

송해진 건약 조직국장은 체계적이도 일관된 복약지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일반 약국의 복약지도는 신규처방약 위주, 용법·용량 위주 정보에 편중됐으며, 처방전 한 건당 소요되는 시간 4.2분 중 복약지도에는 0.4분만 할애된다. 복약지도가 어려운 이유로는 ‘시간과 인력이 부족해서’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송 국장은 “복약 불순응하는 요인을 파악해 환자 맞춤형 복약지도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OECD발표를 인용, 우리나라국민이 문맹률은 낮은 반면 읽은 글의 의미를 해독하는 능력은 OECD국가 중 최하위이며, 따라서 복약지도문을 받아도 실제 그 내용을 이용하는 환자 비율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송 국장은 “특히 노인의 복약지도문 해독률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 쉽고 자세한, 보조도구를 활용한 복약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사가 자신의 약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모든 정보를 파악하고 복약지도 시 약무기록을 작성해 환자 약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크 하나라도, 편의점과 약국에서 구입하는건 다르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복약지도가 있어야 하며, 약국이 판매하는 제품들이 ‘국민 건강 증진’ 목적에 부합하는지 약사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조제기록부에 복약지도 내용을 기록하는 방법으로 SOAP(주관적 정보, 객관적 정보, 평가, 계획) 단계의 약력 기록 방식, C&P 방식(약료관리 확인과 실천)을 제안하며, 상담에 적절한 시설과 공간, 보조도구를 할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처방 입력 프로그램 상 입력 항목을 보완해 환자가 대기시간에 작성한 체크리스트를 토대로 약사가 복약지도를 한 후, 약사는 환자 약력기록부를 작성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최상은 교수, 이모세 위원장, 최진혜 위원, 유창식 회장

“약국 움직일 동기 있으면 공공성도 강화된다’

발제 이후 토론자로 고려대학교 최상은 교수, 대한약사회 이모세 보험위원장, 늘픔약사회 최진혜 운영위원, 새물결약사회 유창식 회장 등이 나섰다.

최상은 고려대학교 약학대 교수는 “복약지도가 어렵다고만 할 것 아니라, 왜 안되는지 무엇이 더 필요한 지 구체적인 여건과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들에게 ‘약사가 해야하는 일인데도 힘들다고 안 한다’는 인식을 주면 전문성과 직업윤리를 존중받기 어렵기 때문.

그는 “차등수가 단계를 세분화할 것 아니라, 1인 약사 1일 처방전 75건이 적절한 복약지도와 약력관리를 병행하기에 적절한 수치인지 먼저 따져보자”며 “조만간 약사인력이 과잉되면 이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 지까지 모두 연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끝으로 “약국을 공공화하기 이전에, 최근에는 수익을 목표로 하면서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모델이 나오는 만큼, 정부 지원만 바랄 게 아니라 약사들 스스로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약국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진혜 늘픔약사회 운영위원은 공공성을 극대화시킨 늘픔약국을 4년 경영해본 경험을 토대로 ‘약국의 공공성’이 가지는 장단점을 설명했다.

그는 “늘픔약국은 개인소유가 아니고 각 약사가 월급을 받고 있다”며 “여러 활동을 하기 수월하지만 경제적 여건이 어렵고 경영적으로 발전이 더디다. 비영리법인, 사회적기업이 아니기에 설립 절차가 너무 번거롭다”고 설명했다.

보건소 소식을 제 때 전하는 건강정보 창구 역할, 지역 보건의료 행사 적극 참여, 복약지도의 매뉴얼화, 환자 접수증 작성 등의 성과를 이뤘지만,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과도한 편의시설 설치 등은 부담으로 이어졌다.

최 위원은 “시장 속에서 약사 역할이 독점, 경쟁하는게 아니라 적절한 보호와 감시, 책임과 권한을 관리 받으면서 가야한다고 본다”고 결론내렸다.

이모세 대한약사회 보험위원장은 동일성분조제와 성분명 처방이 핵심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 위원장은 공공성 확보를 위해 처방전 분산이 전제돼야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성분명 처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는 과잉처방을 할 수 있지만 약사는 불가능하다. 약사에게 약 선택권이 와도 과잉처방을 못하므로 ‘성분명 처방은 약사가 리베이트 받는 제도’라는 주장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성분명 처방이 되면 제조사끼리 가격 경쟁이 일어나고, 도매업체의 배송량도 줄어들어 불필요한 경쟁에서 오는 폐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차등수가제는 인력분산을 통한 서비스 질 향상 효과는 있겠지만, 처방전 분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처방건수 외에 처방량 등 질적 지표를 연동한 제도로 바꾸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유창식 새물결약사회장은 “현재 진보적인 약사라 해도 약국 공공성에 관심이 없이, 거의 모든 개업이 이윤 동기를 목적으로 한다”며 “약사가 조제에 함몰됐고 국민은 약국을 ‘약 구매 장소’로만 인식한다”고 현 상황을 짚었다.

이어 “약사들이 약국 공공성 확보가 나의 역할이 증진되고, 직능 역할이 더 많이 인정받는 기회이며 이익과도 직결된다는 방향으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며 “약사의 약료 활동을 정부와 정치권에 이해시켜 제도화, 약국이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약국 뿐 아니라 의료기관의 사익추구도 점차 심화되고 있어 환자 불편이 높아진다”며 “약사들이 넓은 시각으로 ‘의료 공공성 강화’를 주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데일리팜 / 정혜진 기자 (7407057@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