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약사칼럼] 변화의 길목에서 ‘공익성’을 말하다

[기고문] [젊은약사칼럼] 변화의 길목에서 ‘공익성’을 말하다

늘픔약사회 최진혜 약사

 

약사직능은 본질적으로 상업적 속성과 전문가적 속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만큼 시장의 변화, 정부 정책의 변화에 민감하다. 2014년 내내 영리법인약국, 의약품 택배배송 허용 등의 법안의 영향으로 대자본 종속에 대한 우려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2015년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여 약사의 사회적 책임과 권한을 높여가는 것이 법안 반대 이상의 주요한 과제가 아닐까. 이 같은 배경에서 약국에서 행해지는 세계 공중보건 내용을 소개하려 한다.

“우리는 NHS의 모든 공중보건 관련 의사 결정 과정에서 약국을 고려한다.”
“약사와 약국 직원은 NHS 공중보건 인력에 포함되어야 한다.”

영국 보건부의 이야기이다. 영국 보건부는 각종 백서를 발간해 약국과 약사들의 국민건강증진에 대한 역할에 대한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영국 약국의 금연상담사업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밖에도 주치의의 위임을 받아 클라미디아 스크리닝 및 치료, 머릿니 관리 서비스, 재가관리에 대한 조언 등을 하기도 한다.
또한 이 지침에는 방향제시하기(Signposting)라는 역할이 있는데, 이는 community pharmacy(지역 약국)에 있어 중요한 사업이다. 쉽게 말하면 약사들이 약국에서 지원, 조언, 제공할 수 없는 치료에 대해 적절한 지원기관에 능동적으로 연계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공공사업의 일부로서 약국의 접근성과 전문성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Medication Therapy Management(약물치료관리) 서비스를 급여전문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주마다 다름) MTM은 처방의약품 및 비처방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 현재의 모든 약품을 검토하고 약물관련 문제를 평가하는 서비스이다.
2009년 버팔로 대학의 연구에서 약사가 직접 환자 치료에 참여할 때, 약사들이 비용을 많이 절감하고 그 치료 결과(당뇨병 환자 헤모글로빈 A1C측정의 포도당 통제의 핵심지표 개선과 함께 비용 절감)를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의 열쇠는 접근권이었다. 프로그램 내내 환자는 약사에게 기록, 상담, 전화 등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접근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밖에도 일본의 재택의료 시스템에서도 약사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개호보험제도가 개정되면서 ‘방문약제관리지도료’가 산정된 이후 약사들이 환자 자택을 방문해 직접 자기 눈으로 환자들이 지내는 모습과 주위 환경을 확인하면서 환자에 대한 약의 복용·배분 관리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책을 제안하게 된 것이다.
위 사업들은 서로 범주, 성격도 다르고 각 나라의 제도도 다르지만 현재 우리들의 미래에 작은 단초가 될 수 있다. 영국 약국의 명시된 역할인 Signposting을 보면서 나는 늘픔약국을 하면서 늘 생각해오던 보건소-약국 연계를 떠올렸다. 보건소의 공중보건 사업을 약국이 홍보하거나 일부 참여하면 어떨까. 또한 미국의 MTM, 일본의 재택의료 시스템을 보면서 서울시에서 시행했던 ‘세이프 약국’의 모습을 보았다. 물론 약국만 관리하기에도 쉽지 않은 약국들이 많기에 세이프 약국의 제도화는 어려운 과제일 것이다. 하지만 현장의 약사들과 정책 전문가들이 현실에 맞게 조율하고 제도화 해나가는 것이 그토록 외치는 국민 건강, 약사의 미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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