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약사칼럼] 약국도 공익성을 가질 수 있을까?

[기고문] [젊은약사칼럼] 약국도 공익성을 가질 수 있을까?

약국도 공익성을 가질 수 있을까?

정 용  늘픔약사회

나는 약사다. 서른 즈음의 남자면서 약국경력은 3년가량 된다. 그러다보니 약국에 대한 조언을 자주 듣게 되는데 흔히들 경영적인 측면과 임상만을 이야기하곤 한다. 하지만 약국의 영리법인화가 진행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나는 약국의 공익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싶다. 약국은 공익적일 수 있을까?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는 서울시의 세이프약국이다. 세이프 약국은 ‘[세]밀하고 [이]용하기 편리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동네 약국에서 받는다.’는 의미로 각 첫 자를 따서 만들었다. 서울시는 접근도가 높은 약국을 활용하여, 약국에서 금연상담이나 자살예방 지킴이, 지역주민에 대한 포괄적인 약력관리 등 건강증진서비스를 제공토록 했다. 이를 통해 질병 및 약물치료에 대한 자기관리 능력을 키우고 시민건강증진을 도모했다. 세이프약국은 2013년에 6개월간 시범사업을 진행했는데 서울시 자치구 중 4개구에서 시행하였고 포괄적 약력관리 서비스의 상담료를 서울시에서 공공예산으로 지원했다. 이 사업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어 올해는 중구와 강북구 등 2개 지역이 추가되고 약 89개 약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둘째는 제주도의 공공심야약국이다. 2012년 처음으로 도입된 제주도 공공심야약국은 심야시간 의료서비스 안전망을 구축하고 약물 오남용으로부터 지역 주민과 관광객의 건강을 보호하며 안전한 의약품 구입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운영되어 왔다. 첫해에는 6곳의 심야약국을 밤10시부터 자정까지 지정해 운영했다. 시범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2013년에는 12곳으로 확대 운영에 들어갔다. 그해 10월말까지 하루 평균 46명이 이용해 모두 1만 1,391명이 공공심야약국을 이용했으며, 1만 5,445건의 의약품이 판매됐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제주도 공공심야약국은 작년 대한민국 지역사회 복지대상을 수상했고, 이를 계기로 올해에는 제주도에서 2억원이 넘는 운영비를 지원받아 확대 운영한다.

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과 동시에 무분별한 정보가 범람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약사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편의점에서 의약품을 판매하는 등 안전성보다 편리성, 효율성을 더욱 중요시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자본에 손을 들어주기 위해 영리법인약국 정책을 고수하는 마당에 약사가 환자 편, 즉 국민건강 편에 서야하는 건 당연해져 버렸다.
이런 배경 속에서 지역주민의 건강을 챙기는 세이프약국과 야간에 환자의 건강을 챙기는 공공심야약국처럼 약국이 공익성을 강화하는 방향은 약사도 살고 환자도 사는 길이다. 약국의 공익성 발전과 함께 약사 스스로도 환자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환자에게 정보제공, 교육 등을 통해 환자 역량을 강화시키려는 움직임이 동반된다면, 앞으로 약국은 국민 건강관리와 보건의료의 하나의 축으로 재평가될 것이다.

 

이지영  beautysh@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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