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약사칼럼] 존붕세대 약사의 길 찾기

[기고문] [젊은약사칼럼] 존붕세대 약사의 길 찾기

존붕세대 약사의 길 찾기 _ 젊은 약사, 방황 대신 협동을!

 

나는 올해로 31살, 6년차 약사다. 어디까지가 젊은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어딘가 닮은 우리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약사들에게 지면을 통해 말을 걸어보려 한다.

존붕세대, 안녕하신가요
졸업 후 처음 약국에 취직했을 때 9년차 조제보조원에게 조제를 배웠다. 하루 종일 조제만 하다가 퇴근하기를 3개월. 이건 아니다 싶어 병원에 입사했다. 병원생활은 동료약사들 덕분에 무척 재미있었고 많은 약과 질환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환자를 만날 수 없었다는 것. 아무리 공부를 해도 쓸 수 있는 곳이 없어 공허했다. 그런데 다른 약사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약사라는 직업에서 보람이나 흥미를 찾는 친구들이 거의 없었고 그 자리를 연애, 여행, 취미가 메우고 있었다. 반면에 늘 마음 한편에 약사로서 임상지식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실제로 공부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런 우리 젊은 약사들을 ‘존붕(존재감 붕괴)세대 약사’로 칭해 본다. 약사는 분명 이 사회에 꼭 필요한 게 맞는데, 현실에서 존재감과 보람을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의약분업 이후 약국 약사의 역할은 약국마다 천차만별이고, 개국도 갈수록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다. 병원약사들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심지어 의약품 약국외 판매, 법인약국 허용 등 약사의 존재감 찾기와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정세도 흐르고 있어 불안감도 크다.

존붕세대 대동단결!
존붕세대라는 말은 약사로서의 존재감과 보람을 되찾고 싶은 것이지 결코 우리 스스로를 비하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저 젊은 약사로서 느낀 공허함을 진솔하게 털어놓고 우리의 처지를 공감하고 극복하고 싶다.
“너도 존붕이니? 좋아, 혼자가 아니네. 그럼 이제 우리 뭘 해볼까?”
공감의 응답을 기대하며 말을 먼저 건 사람이 그 답도 먼저 해본다.
“대한민국 약사의 존재감 찾기, 젊은 약사들의 네트워크에서 시작되는 거라 생각해.”
왜냐하면 존붕세대는 같이 뭘 해보려고 해도 당최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사무치게 느꼈기 때문이다.
젊은 약사들은 대한약사회에도 등록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렇다고 다른 어떤 단체에 가입되어 있지도 않은 채 파편으로 공동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일단 모여야 공감도 하고 약사가 뭔지, 나는 누군지 이야기도 나눌 텐데 말이다.
나는 그래서 늘픔약사회를 ‘사회와의 소통 창구’이자 ‘사회적인 생명’을 주는 곳으로 여기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이 모임을 통해 대한약사회와 공동 행사를 하기도 하고 말로만 듣던 오피니언 리더 선배들을 만나기도 하고, 혼자라면 하기 힘든 법인약국 공부를 하고 토론하기도 하면서 내 관점과 견해가 생기고 어렵지만 해결책도 보인다.
공통의 요구에서 시작된 이런 네트워크가 여기저기서 버섯처럼 자란다면 어떨까. 그 버섯들이 또 네트워크를 만들어 늘상 소통한다면 어떨까. 나는 이 네트워크를 대한약사회 또는 지역약사회의 청년약사위원회가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또 기회가 된다면 직접 만들어 갈 계획이다. 그리고 이 네트워크에서 우리의 미래를 위해 풀어가야 할 질문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려 한다.

응답하라 젊은약사!
우리세대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하지 않으면 누구도 나서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러기엔 우리는 서로가 어디에 있는지도,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직 이러한 단체나 네트워크가 많지 않지만 그 생산 역시 우리의 몫이리라. 어디든 속해서 언제든 만날 수 있도록…. 응답하라, 젊은 약사!

문형민  immo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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