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약사가 후배에게 전하는 약국경영 노하우는

[인터뷰 및 기사] 선배약사가 후배에게 전하는 약국경영 노하우는

선배약사가 후배에게 전하는 약국경영 노하우는
늘픔약사회 선·후배 약사 대담…윤선희 약사 강사로 나서

“후배 약사들은 약에 대한 책임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약은 곧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약을 만지는 약사라면 그에 따른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도 내공을 쌓아 갈 수 있었으면 한다.”

젊은 약사들이 선배 약사와 ‘허심탄회’하게 약국, 그리고 약사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이 마련됐다.

29일 늘픔약사회가 서울 대방동에 위치한 여성플라자에서 진행한 ‘약국 약사 모델하우스’.

30여명의 젊은 약사들이 선배 약사의 이야기를 하나라도 놓칠새라 귀 기울이고 평소 약국에서 일하며 겪었던 궁금증들을 쏟아냈다.

이번 모임에서는 부천에서 17년 째 공동체 약국인 ‘부부약국’을 운영 중에 있는 윤선희 약사(숙명여대 약대 88학번)가 강사로 나서 후배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사회자로 나선 최진혜 약사는 강의에 앞서 “일반약 슈퍼판매 등으로 20대 후반 30대 초반 젊은 약사들은 의약분업 이후 존재감이 붕괴된 존붕세대가 된 것 같다”며 “이럴 때일수록 젊은 약사들이 스스로 존재감을 찾고 선배들과 대화와 공부를 통해 전문성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부천 부부약국 윤선희 약사.

강연에 나선 윤 약사는 이 자리에서 사전에 후배 약사들이 직접 수기로 작성한 질문들에 대해 하나 하나 답변을 하며 개국약사로서 갖춰야 할 마음가짐이나 대처법 등을 소개했다.

윤 약사가 젊은 후배 약사들에 제시한 약국 운영 ‘팁(Tip)’을 소개해 본다.

-약국을 운영하며 어느 때 스트레스를 받고 또 어떻게 풀고 있나.

=약사로서 진심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해받을 때 고민이 많고 스트레스도 많다.

무엇보다 측은지심, 약사로서 몸이나 마음이 아픈사람을 측은하게 보는 마음이 필요핟고 생각한다. 아픈 사람을 상대하는 약사라면 환자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측은하게 생각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웬만한 일은 빨리 잊어버리자는 좌우명이 있는데 모든 일들을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기 보다 환자들을 대할 때 단순하게 생각하고 또 약사 스스로가 상처받지 않아야 할 것이다.

약사들 중 점심문제나 밤 근무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환자들도 곧 지역주민인 만큼 점심시간에 대해서는 최대한 기다려 달라고 양해를 구하려고 한다. 예전과 같지 않고 환자들도 이야기를 하면 많이들 이해를 해 주시더라.

밤근무나 주말 근무와 관련해서는 반회 등을 통한 지역 약사들과의 관계를 많이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젊은 약사들이 약국을 개국하면 기존 선배 약사들이 경계의 눈초리를 보이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지만 젊은 약사들이 최대한 마음을 열고 반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선배약사들도 반가워 할 것이다.

이러한 반회나 지역 약사회 등을 최대한 활용해 격주로 지역에서 당번제로 약국을 운영하는 등 지역 약사들과의 관계를 통한 방안을 추천해 주고 싶다.

-약사로 엄마로 활동하다보면 여가 시간도 없을 것 같다. 이러한 부분이 아쉽다고 생각되지는 않나.

=큰 아이가 유치원을 보낸 후 분리불안 등 마음의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4년 이상 상담치료를 받는 아이 모습을 보며 심각하게 약사를 그만둬야 할까도 고민했다.

당시 약사로 약국을 운영하며 외국인 노동자 진료실에서 약을 짓고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활동을 하는 등 내 삶에서 아이들이 주인공이 아니었던 것이다.

상담을 통해 약사로서 삶을 포기하기 보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에 최대한 밀착도를 높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후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에 밀착도를 높이고 많은 여행을 하려고 했었다.

젊은 약사들도 남는 여가시간을 굉장히 질 높게 보내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싶다. 약사는 많은 환자들을 만나 에너지를 소모하는 직업인 만큼 자신이 재충전을 하지 않으면 그것이 곧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그 만큼 약사 자신이 재충전 시간을 통해 자신을 힐링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약사는 무조건 모든 환자들에게 친절해야 하나.

=약을 매개로 시민들을 만나야 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친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사는 단순한 약이라는 화학물질을 전달하는 사람이라기 보다 치유할 수 있는 중간매개체라고 생각한다. 병원에서 단순히 간호사나 직원이 약을 전달하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약을 만지고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면 친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약에 대해 자신있고 선명하게 어떤 유익을 줄지 꼭 알려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병원, 의사와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두 달 이상 병원을 다녀도 병명을 알지 못하던 할머니께 큰 병원으로 가보시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다음날 병원 의사가 항의를 하더라. 가방끈도 짧으면서 어디서 우리병원을 가지 말라, 종합병원을 가라하냐며….

 ▲ 후배 약사들이 사전에 작성해 놓은 질문들.

의사에게 약사와 환자 간 밀착도는 의사 이상이라고, 의약분업을 근간을 흔드는 망언을 했다며 공식 항의하겠다 했더니 바로 사과를 해 오더라.

후배 약사들은 의사를 응대할 때 더욱 당당했으면 좋겠다. 경영상 문제로 의사와 관계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약사들도 많은데 후배 약사들은 의사와 파트너로서 당당하게 활동하기를 바란다.

의사도 자신이 소신을 갖고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들의 병원은 경영도 잘 되더라. 하지만 오히려 약사를 무시하고 약사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병원들은 잘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 경험을 통해 알았다.

약사들은 환자들의 병력을 가장 잘 알 수 있고 알고 있는 전문인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환자들의 무리한 요구,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환자들의 요구를 일일이 다 들어주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부분이 약사에게 화살이 돼 돌아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 지역에서 약국을 오래 운영하다 보면 친한 손님들이 생기고 그런 환자들에게 선의를 베풀었던 것이 나중에는 약사에게 화살이 돼 돌아와 약국이 소송의 중심이 되거나 감사를 받는 경우도 있더라.

후배 약사들은 아무리 절친한 환자라해도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 선을 지키기를 바란다.

-복약지도를 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있다면.

=약을 건네는 약사라면 한달이 되든 일주일이 되든 약을 받아간 환자가 약을 꺼냈을 때 복약지도를 다시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복약지도료 700원이 얼마 안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약사들이 최소한 그 만큼의 가치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의 표시는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국을 운영하다 보면 복약지도를 열심히 하려고 해도 듣기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다.

만약 환자가 휴대폰 때문에 복약지도를 듣지 않는다면 일단 전화를 보지 않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다. 어느 날은 군대로 복귀할 군인이 아버지와 함께 병원에 갔다 약국을 왔더라. 약을 복용할 환자는 군인인데 아버지가 복약지도를 들으려는 모습을 보고 군인이었던 아들을 불러세워서 복약지도를 했다.

실제 초등학교 2학년생 이상부터는 약을 복용할 대상자인 환자의 눈을 보고 직접 설명을 한다.

복약지도를 들을 대상자가 복약지도 들을 준비가 안됐다면 아무말도 하지 않고 돈도 받지 않고 최대한 기다린다. 그러면 환자도 집중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약은 약을 복용할 대상자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되지 않으면 곧 약화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약사들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데일리팜 / 김지은 기자 (bob83@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