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픔약사회 장보현 회장 “지역사회 ‘약국공동체’ 만든다”

[인터뷰 및 기사] 늘픔약사회 장보현 회장 “지역사회 ‘약국공동체’ 만든다”

약물사용 관리주체 참약사, 수익보다 ‘주민건강’ 우선

과거 약국들은 지역사회에서 동네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 한 가정의 대소사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면서 지역주민의 건강을 고민했던 지역공동체의 한 부분을 차지했던 과거 약국의 흔적들은 의약분업이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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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약물관리는 약사 책임
10년이 지난 지금. 늘픔약사회 청년약사들이 지역사회에서 갖는 올바른 약사·약국의 모습을 실현하기 위한 대단한 실험에 나섰다.

늘픔약사회는 올해 3월 정식 창립했다. 지난 2007년 세워진 약대연합 동아리 ‘늘픔’에서 활동했던 약대생들이 사회로 진출하면서 학교공간에서 ‘참약사’라고 명명하고 고민했던 모습을 현실 약사·약국에서 풀어내기 위해서이다.

늘픔약사회 장보현 회장은 “참약사란 지역사회의 주민건강을 지킨다는 약사의 사회적 책임에 주체적으로 나서는 것”이라고 한마디로 정리했다.

참약사는 약을 안전하고 올바르게 복용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약을 관리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주체라며 수익에만 매몰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약사법 개정 등 보건의료 분야의 사회적 이슈에 적극 대응하면서 지역사회, 나아가 우리사회의 건강권을 지키는 사회적·시대적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년 서울에 늘픔약국 2호점 준비
이를 현실에서 구현한 것이 지난해 9월 인천 남동구에 문을 연 ‘늘픔약국 1호점’이다. 이 약국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영양제 등 불필요한 약을 권하지 않는다.

약을 사지 않아도 찾아온 주민의 건강상담도 하고,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준다. 최근 불거진 복약지도는 늘픔약국 앞에서 아무런 문제제기도 하지 못한다.

늘픔약국은 수익보다 주민건강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대주제 속에서 지역과 공동체의 틀을 형성한다. 그래서 장 회장은 늘픔약국을 지역공동체, 약국 공동체라는 말을 사용한다.

따라서 단순히 약국을 찾는 주민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약국 밖으로 발을 내딛어 올바른 약물사용을 위한 방문·교육·관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역주민을 위한 약물교육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찾아 복용하고 있는 약을 정리해주는 방문 복약상담, 주민대상 회지 발간이 대표적이다.

장 회장은 “늘픔약국이 문을 연지 이제 1년 남짓 됐지만 소위 지역사회에서 잘 나간다”며 “많은 분들이 소문을 듣고 약국을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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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23일 인사동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약국외 판매의 진실을 알리는 장보현 회장.
참약사 실현 위해 한발 한발 실천
대학시절 항상 질문을 던졌던 참약사의 길은 현실에서 이렇게 한발 한발 실천되고 있다. 장 회장에 따르면 내년 서울지역에 늘픔약국 2호점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장보현 회장, 청년약사들이 경험했던 약국현장은 이같은 약사·약국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장 회장이 경험했던 한 약국의 일화를 보면 관념과 현실에는 차이가 있었다.

한 번은 장 회장이 근무했던 약국장은 3개의 약국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 약국장의 약국에는 전문적인 카운터 2명을 고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CCTV를 설치해 약국전반을 관리하고 있었다는 것.

이를 통해 카운터에게 재고약과 환자들의 빠른 회전을 요구하고, 심지어 특정 병의원의 조제료를 깎아주는 행위 등을 일삼는 약국이 소위 잘나가간다는 약사의 약국이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장 회장은 “젊은 약사들이 약국현장에서 전문성을 키우기보다는 약의 가격, 환자의 회전 등을 우선하는 현실에서 괴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길들여지면 약사업무가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해 버리고 학교에서 배웠던 약사의 정체성은 어느덧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약국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젊은 약사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자괴감은 클 수밖에 없다. 어쩌면 이상과 현실사이에 놓인 외줄타기가 우리 시대 젊은 약사들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늘픔’은 순우리말로 ‘앞으로 좋게 발전할 가능성’을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늘픔약사회는 미래지향적이다.

장보현 회장은 “최근 약사법 개정문제로 약사사회에 변화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개정안지 저지되면 이는 약속이 돼버린다”며 “올바른 약사·약국의 위상을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개정안이 통과돼 패배감에 빠진 약사사회가 기존의 약사·약국을 답습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있지만 늘픔약사회 청년약사들의 약사·약국 제모습 찾기, 즉 ‘참약사’의 길은 더 이상 이상점이 아니라 현실을 지양해가는 계속적인 운동인 셈이다.

 

김광래 기자  |  tcw1994@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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